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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F

좋아하는 션이 모습 써보기

 

 

갑자기?

 

 

그렇긴 한데 요즘 또 희한하게 션이 부이앱만 밀려서, 오늘 있었던 짧브 다시보기 하는데 ... 션이가 망원동 특유의 공기를 즐기면서 시장 골목과 거리의 소리 듣고 오후의 햇살 맞으며 하는 그 모습 전체가 그냥 좋아서 일단 써 본다. 되든안되든 해보는거야 김효진 명언 기억하자! 어차피 이만큼 써도 나중에 또 더 떠오를 것임 시간도 덕밥도 하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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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이가 평소대로 이야기하다가 별안간 자아↘아↗ 라든가 이제↘에↗ 하는 억양을 구사하는 모든 순간을 좋아한다. 푸즈라면 몬주알지 이거 이거 말의 끝음절 앞뒤로 내려갔다 올라오는 그거 그거. 보아온 바로서는 스스로 말이나 상황을 정리하고자 이야기할 때라고 짐작한다. 고향 억양인지 모르겠는데 우선 너무나 션이의 시그니처가 됐다보니 들릴 때마다 반갑다. 이야기를 듣다가도 이 억양이 나오기 시작하면 더더욱 귀기울여 듣게 된다. 한결 더 반가운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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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하면 긴장한 대로 드러내는 모습 좋아한다. 긴장한 사람 소리질러우으아아아아우 it's me 그게 바로 나다 야 세상에 이만한 “긍정”이 어딨냐. 긍정이란: 어떤 생각이나 사실 따위를 그러하거나 옳다고 인정함 ^^ 그러고서 막상 무대에서 펼치는 무드는 표현도 탄탄하고 풀 때 풀고 조일 때 조이는 완급조절도 자유자재라서 보는 사람 아주 미쳐부린다. 무대나 노래는 건드릴 부분이 너무너무 많으니까 언젠가의 언젠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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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챙기려다 꿀노잼 빚을 때 ㅎㅁㅎ 션이가 워낙 센스있다보니까 흐름을 타서 재밌어질 때도 있는데 왠지 멋쩍어질 때 몬주알지 이게 보는 사람은 직접적으로 재미있어하기보다 분위기 살리려 애쓰고 어색해서 쑥스러워하는 그 모습이 그냥 그냥 메타적으로 귀여운 거 있잖아 헤헤 히힛 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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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으면 오해한다는 션이의 원칙. 이게 사실 션이 첫 글을 쓰려고 마음먹은 계기인데. 오해가 생기려 하거나 오해로 인해 갈등이 티끌만큼이라도 싹트려는 기미를 감지하면 최대한 빠르게 그 틈을 메워보려 노력한다. 이 '틈'은 정말 찰나에 나타나고, 경우에 따라 여차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끝간 데를 모르고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션이의 이 메우려는 노력은 결코 헛발질로 유야무야되지 않는다. 상황의 순간적 판단이나 대화에 참여한 사람들 모두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걸 선해하는 능력이 대단히 뛰어나서, 느슨하게 박음질되었던 부분을 실바늘로 한번에 당겨서 금세 찹 붙이는 종류. (트위터에서 어떤 분이 이건 타고났다기보다 훈련해서 체화한 류로 보인다고 말씀하시던데 동의된다.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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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서 미치겠는 건 그 자리에서 그걸 말로 설명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나부터가 말주변이 그리 좋은 인간은 못되어서 이 점이 더 크게 와닿는가... 생각과 판단을 음성언어화하는 능력은 매우 대단한데 이말인즉슨 자신이 느낀 바와 상대가 느낀 바를 정확하게 알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니 단순히 순발력 좋아서 될 일이 아니다. 이 아이는 직감적으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부터 이때 자신의 느낌이 어떠한지까지 인지하기 때문에 모두가 수용하는 선상에서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거다. 앞서 노력이 헛발질로 끝나지 않는다는 말이 이 뜻이다. 혼자 브이라이브를 할 때마저 ‘이러저러해서 당황했다’든지 하는 감정을 스스럼없이 말할 줄 알고, 퓨즈들의 댓글을 읽다가 자기가 이해되지 않는다 싶으면 ‘이건 짚고 넘어가고 싶다’며 설명을 해달라고 한다. 각자에게 애매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상황을 비언어적으로 짐작하게끔 만들지 않는다. 그만큼 자신의 감정과 요구를 명확히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인 거야. 

 

다시 말해 션이는 자신을 1) 알고 2) 표현하는 두 가지 태도의 합치를 잘 이루어내는 사람이고, 거기서 션이의 매력과 존재감이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바위처럼 그 자체로 장엄하고 위압적이기보다, 끊임없이 다듬어진 조약돌처럼 매끄럽고 단단한 모습. 흐르는 강물 속에 놓여도 자리를 지키면서 어울릴 줄 아는 유연한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