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2025. 1. 29.
민균이에게 지난 연말 어느 날엔가, 그날은 왠지 퇴근을 하고서 광화문까지 곧장 걸어보고 싶던 저녁이었어. 며칠 전에 나는 너랑 음성통화 이벤트를 하고 난 뒤였고, 너는 직접 작업하고 부른 베텔기우스를 인스타그램에 올려준 날이었어. 오래오래 걸으면서 거리 곳곳에 장식된 전구들이나,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라든가, 달뜨게 이야기하는 사람들, 시청 앞 스케이트장에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 이런저런 풍경들을 구경했단다. 귀에는 유리가 부른 베텔기우스를 꽂은 채였어(아마 네가 부르지 않았다면 몰랐을 노래야). 덕분에 오랜만에 연말다운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어. 제야의 종소리도 잘 들으라는 당부에 카운트다운도 지켜봤고. 인파가 두려워 집에서 생중계로 봤을 뿐이지만…. 시간의 더께가 쌓이는 것이 가끔은 두려울 때..